물리적 통증 못지않은 사회적 통증

통증의 단지 물리적인 고통만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통증은 물리적인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히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환경이 통증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인 통증이 주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환경이 우리의 통증을 좌우한다

앞선 글에 대해서 말씀드렸다시피 통증은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신호이지 고통의 척도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아주 더운 사막에 있습니다. 그곳의 온도는 40도를 넘나들고 하늘에는 작열하는 태양빛이 여러분을 내리쬐고 있습니다. 이때 만약에 지니의 요술 램프를 만난 듯이 여러분 눈앞에 차가운 얼음 덩어리가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리고 그 얼음을 머리 위에 올려두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아마도 말도 표현을 못 할 정도로 황홀한 기분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여러분은 아주 추운 북극 빙하를 횡단하고 있습니다. 눈앞에는 눈 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온몸은 추워에 덜덜 떨며 발가락과 손가락은 동상으로 인해 괴사하기 직전의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같은 얼음을 머리 위에 올려두면 어떤 기분이 드실 것 같으십니까? 아마도 지옥 같은 경험을 하시게 될 겁니다. 왜 같은 얼음을 머리에 올려두는 상황인데 완전히 다른 감정을 느낄까요? 이는 곧 통증은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증거입니다. 여기서 환경은 꼭 자연적인 것만을 뜻하는 것일 아닙니다. 우리가 느끼는 위협, 불안, 두려움, 안정감 등 우리를 둘러싼 그 어떤 것도 환경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 우는 이유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울거나 웃는 거는 왜 그럴까요? 이는 우리 뇌가 현실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나는 현상입니다. 단순히 스크린 속 장면과 상황이고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지만 우리 뇌는 실제라고 생각을 하고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감정 이입을 통해서 같이 느끼고 아파하는 것이죠. 고통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이 출퇴근 시간에 길을 걷다가 사고가 난 장면을 목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부상을 당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게 된다면 자신의 몸이 부러지거나 찢어진 건 아닐지라도 몸을 움찍하거나 눈을 가리거나 '으악!' 하는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등의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저 역시도 초등학교 시절 오토바이 사고를 목격했을 때 봤던 사고 현장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었습니다. 우리가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것은 우리의 공감 능력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우리의 생존에 있어서 매우 훌륭한 학습이 됩니다. 쉽게 말해 어떠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을 하며 체험을 하고 그에 맞는 올바른 학습 방법을 익히는 것이죠.